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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워서,<동주>1편: 윤동주 시인 다. 과 고민 했지만 은 보다가 영화관에서 혼자 너무 처량맞게 울 것 같아서 를 택했는데 왠걸, 가 끝나고서 나는 울고 있었다. 는 연극 같은 전기적 영화이다. 영화는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윤동주 시인이 심문을 받는 것 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마치 기억을 떠올리듯 영화는 흘러 간다. (사진출처: 네이버 영화) 영화를 보다보면 오래된 영화 박광수 감독의 이 생각 난다. 뭐랄까, 콕 집어 말할 수는 없는데 느낌이 비슷하다. 흑백이라서 그런걸까. 이 영화를 잘 만들었다고 느꼈던 점은 관객이 온전히 윤동주 시인이라는 인물에게 집중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곳에 강하늘이라는 배우는 보이지 않는다. 나는 윤동주 시인이 침을 삼킬때면 같이 삼켰고, 숨을 삼키면 같이 숨을 삼켰고, 말을 삼키면 같이 감정을 삼켰다. 연극 .. 2016. 3. 2.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 정원>, 기억낚시터 당신이 기억할 수 있는 첫 '기억'은 무엇인가? 우리의 뇌속에는 내가 태어난 순간 부터 바로 이 순간까지의 모든 장면들이 저장되어 있다. 다만 우리는 떠올려내지 못할 뿐인데, 떠올릴 수 있는 첫 기억은 무엇인가? 내가 정확히 기억하는 나의 첫 기억은 5살 때 인가, 6살 때 인가 정확히 모르겠지만 유치원 신발장에서 신발을 신고 '바깥놀이'를 가는 장면이다. △무표정한 폴(직접 캡쳐) 은 기억에 대한 영화이다. 2살 때 부모를 여읜 폴은 말을 잃은 채 두 이모와 함께 살아가는 피아니스트이다. 그의 피아노 실력은 비록 훌륭하지만 한번도 청년 독주자상을 탄 적이 없으며 그의 눈은 비록 아름답지만 감정을 담아내지 못한다. 항상 무표정한 눈으로 두 이모의 댄스 교실에서 피아노를 쳐댈 뿐이다. 그런 그가 우연히 마.. 2016. 2. 24.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 나치전범VS문맹, 밸붕의 현장(스포일러 포함) 어느날 당신이 법정에 섰는데 글자를 쓰면 당신이 나치전범이 아님을 인정해줄 것이고, 당신이 글자를 쓰는 것을 거부하면 당신이 나치전범이라는 판결받게 된다고 가정해보자. 당신이라면 당연히 글자를 쓸 것이다. 그런데 만약 당신이 문맹이라면? 자신에게 문맹이라는 결점이 매우 수치스럽게 느껴진다면?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이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바로 한나가 이런 문제 앞에서 나치전범을 택했기 때문이다. 한나는 문맹이다. 마이클과 사랑을 나눈 뒤 마이클에게 책을 읽어달라고 했던 이유도 그녀가 문맹이여서 책을 읽으려면 문맹이 아닌 사람이 책을 읽어주어야 했기 때문이다. (사진 출처:네이버 영화) 한나에게 이 문맹이라는 것은 수치스러운 결함이었다. 왜냐하면 한나가 마이클을 갑자기 떠났던 이유도, 단순한 트램검표원.. 2016. 2. 20.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2편: 자아와 사회 1편은 독일 영화라는 것에 좀 더 초점을 맞추었다면 2편은 좀더 보편적인 얘기를 하려고 한다. 한나가 법정에 선 죄목은 나치를 위해 일했다는 것이다. 한나가 강제수용소에서 감시자 역할을 했었고 많은 유대인들이 교회 속에서 불타 죽을 때 잠겨진 문을 지켜보기만 했다는 것은 바꿀 수 없는 사실이다. 분명히 한나는 죄를 지었다. 그렇지만 우리가 과연 한나에게 자유롭게 비난할 수 있을까? 우리의 자아는 그렇게 사회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한나는 판사에게 이런 질문을 한다. 재판장님 같았으면 어떻게 했겠습니까? 이것은 이 영화의 원작 소설가인 슐링크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이기도 하며, 나치세대와 나치 다음 세대 사이의 관계에 있어서도 중요한 질문이다. 판사는 이 질문에 대해 "이 세상에는 우리가 간단하게 응해.. 2016. 2.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