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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영화/드라마 리뷰

[드라마 토크] 역적 26화 마지막 장면 - 이름없는 영웅에 대하여

by 밍키쓰 2017.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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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의 시청률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 이유는 뭐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스토리도 탄탄하고 드라마에 나오는 인물들 개개인의 이야기가 모두 살아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덕분에 이야기가 산으로 흘러가지 않고 꼼꼼하게 결말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종종 이 드라마를 보다보면 '봄이 온다'는 노래부터 해서 실제로 우리나라가 걸어온 역사와 지금의 상황과 겹쳐지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이번화는 그 중에서도 최고봉이었다.


1. 향주목 혁파 - 광주 민주화 운동


▵ 연산군의 행보에 대해 모여서 비판하는 향주목 백성들


  연산군의 연일 잘못된 행보에 대해 가장 적극적으로 벽보를 붙이고 모여서 의견을 표출하던 곳이 향주목이었다. 그래서 연산군은 '하나를 조지면 나머지가 복종한다'는 그의 신념에 충실하게 향주목을 조지기로 결정하고 관군을 보낸다. 



▵ 연산군이 명을 받고 향주목을 혁파하기 위해 도착한 관군들


  그래서 관군들은 향주목으로 달려가 연산군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으며 모여있던 백성들을 포위한다. 그리고 학살은 그들이 쏜 화살이 백성들 앞에 서서 리드하던 양반의 가슴팍에 꽂히면서 시작한다.


▵ 백성들을 베기 시작하는 관군들


  화살로 시작된 학살은 남녀노소, 학생 할 것 없이 베기 시작했다. 나는 이걸 보면서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생각났다. 향주목 하나를 완전히 지도에서 없애려고 한 것 처럼 당시 대한민국 정부는 한반도에서 광주를 빨갱이의 도시로 낙인 찍고 외부와의 접촉을 완전히 차단시켰다. 그리고 그들은 1980년 5월 21일  전남도청 앞에 전두환 퇴진과 계염령 해제를 외치던 시민들을 향해 발포했다. 이 발포가 비록 5.18 광주민주화 운동의 최초의 학살은 아니었지만 화살 하나로 시작한 향주목 백성의 학살과 전남도청 앞의 발포는 뭔가 이미지가 유사하다. 

 

                                                
▵화려한 휴가에 나온 도청 앞 발포장면


    가득한 관군과 전남도청 앞 광주 시민들을 가득 메운 군인, 관군이 쏜 화살 하나와 광주 시민들을 향해 쏜 탄환이 뭔가 오버랩 된다. 그리고 이런 죽음에 어느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는다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아직까지 전남도청 앞에서 쏘아진 그 탄환에 대해서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누가 발포명령을 내렸는지 모른다. 전일빌딩에 헬기가 새긴 탄환 자국이 선명한데도 부인하거나 숨기기 급급하다. 



2. 마지막 장면 - 이름없는 영웅에 대하여


▵ "우리도 가겠소."

  

  그렇게 홍길동 무리는 2차 관군이 다시 향주목에 들어간다는 사실을 듣고 또 다른 학살을 막기 위해 관군을 저지하고자 한다. 그 얘기를 들은 홍길동 산채의 백성들은 자신들도 가 도와주겠다고 한다.


▵ 너무 위험해서 안된다고 하는 홍길동 무리


  당연히 백성들은 칼을 제대로 잡아본적도 없고 싸움의 경우도 전무하다. 때문에 위험하다는 이유로 홍길동 무리는 안된다고 하고 자신들과 그리고 향주목 사또의 군사들과 관군들을 막기 위해 달려간다.


▵관군들을 막아선 홍길동 무리와 향주목 관군


  그래서 그들은 관군들이 오는 길목에서  향주목으로 갈려면 자신들을 밟고 지나가라며 관군들의 앞을 막아선다. 그러나 수적으로 밀려 무적 같았던 홍길동 무리들은 하나둘 다치기 시작한다. 그런데 갑자기 어디선가 날라오는 불화살.


▵결국 도와주러 온 산채의 백성들


  그렇다. 홍길동 무리에게 화살을 쏘는 걸 배웠던 산채의 백성들이 나타난 것이다. 비록 전문적으로 싸워본적이 있는 백성들은 아니지만 그들의 도움 덕분에 홍길동 무리는 관군의 무리를 물리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다치고 만 산채의 백성들


  결국 전문적으로 싸워 본 경험이 전무한 백성들은 심한 부상을 입고 사망자까지 발생하게 된다.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됨


이름이라도 일러주시오. 내가 이름을 모릅니다.

  이렇게 사망해버린 백성의 옆에서 홍길동은 이름이라도 알려달라고 외친다. '무명'의 배우(비하의 의도가 아니라 실제로 주연이 아니고 사람들이 이름을 모르는 배우)가 정말 이름도 알려주지 않고 죽어버린 것이다. 사실 역사 속에는 우리가 이름을 모르는 '영웅'들이 많다. 그분들의 이름이 없다고 해서 그분들이 한 일들이 결코 사소한 것이 아니다. 왜구가 쳐들어왔을 때 돌을 나르며 행주산성을 지켜낸 사람들, 일제강점기에 이름 없이 죽어간 독립 투사들, 군부독재시절 이름하나 남기지 못한 채 고문에 바스라져간 사람들 모두 영웅이다. 이렇게 이름없이 죽은 무명의 배우가 연기한 무명의 백성처럼 비록 우리가 이름은 몰라도 우리가 기억해야하고, 감사해야 할 사람들은 역사 속에 너무나 많다. 역적 26화의 마지막 장면은 그래서 매우 소름이 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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